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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원의 환경톡톡

[하지원의 환경톡톡 13] 후쿠시마의 6년, 그리고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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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에코맘코리아
  • 작성일 : 20-02-20 10:40
  • 조회수 :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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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재미있는 환경이야기
Stories we should not miss Interesting environmental facts we should know
 


어제 만난 지인은 기업경영에 남다른 철학을 가지고 계신 분이다. 행복한 직장생활을 위한 스스로의 약속과 설계로 새회사를 설립해 11년간을 지켜내고 계신다. 여러 이야기 중 본인회사는 6년차에 안식년이 있다는데 왜 6년인지 궁금했다. 생각해보니 초등시절 6년, 중고등시절 6년, 대학교와 마스터라는 대학원과정이 6년이다. 어쩌면 6년이란 시간은 뭔가의 한 획을 긋고 다음단계를 위한 마무리를 해야하는 시간이 아닌가싶다. 후쿠시마사고이후 6년을 돌아보며, 우린 그 시간 속에서 어떤 교훈을 얻고 있는지 반문해본다.


6년전, 2011년 3월 11일 일본 도호쿠 지방 앞바다의 규모 9.0의 대지진과 높이 14-15m의 쓰나미로 인해 후쿠시마의 핵발전소가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핵발전소를 덮친 쓰나미는 냉각시스템을 파손시켰고 이로 인한 핵연료용융과 수소폭발로 다량의 방사성 물질이 누출되었던 사건이다. 일본의 원전사고는 자연재해에 의한 재앙이기보다 정부와 원자력 업계의 유착이 부른 사업재해, 정치재해 즉 인재라 할 수 있다. 아사히신문(2011.3.28)에 따르면 일본의 원자력발전소는 일본열도를 전력 10개사가 나눠 갖는 지역 독점 체제로 서로 경쟁이 필요없는 안정적인 구조이다. 원자력 감독기관인 '원자력안전보안원'과 관계만 잘 유지하면 되는 알짜배기 사업인 것이다. 후쿠시마를 담당한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원전내부에 문제가 있다.'고 제기하는 직원들에 대해 함구령을 내렸고, 문제제기가 계속되면 해고했다. 도쿄전력은 내부 사람들뿐만 아니라 외부사람들에게도 압박을 가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후쿠시마 원전 문제를 제기한 사토 에이사쿠 후쿠시마 시장은 횡령 혐의로 구속되었고, '도쿄전력'특집을 쓴 한 매체의 기자는 지하철 성추행범으로 구속당했다.


생명을 살리는데 '골든타임'이 있듯이 그 시간 안에 해야 할 응급처치는 천문학적인 피해를 막을 수 있다. 그런데 원활한 리스크커뮤니케이션이 되지 않아 원전폭발이후 대응이 늦었다.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의 원자로가 과열로 파손되는 동안 미숙한 운영자들이 주요 백업 시스템을 알지 못해 중요한 초기 냉각조치 기회를 놓쳤다. 또한 일본정부사고조사 검증위원회가 공개한 중간보고서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심각한 사고대응을 위한 훈련 등의 준비가 거의 없었으며, 도쿄전력 뿐만 아니라 일본정부 누구도 쓰나미로 원전재해가 일어날 가능성에 대해 대비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인해 피해를 입은 것은 환경에서 끝나지 않는다. 방사성 물질 누출로 인한 생태계 파괴는 이미 체르노빌 원전폭발을 통해서도 충분히 알고 있다. 원전사고가 무서운 건 환경적 피해로만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국 그 피해의 중심에 있는 사람의 문제이고, 사회의 문제이고, 해결이 어려운 미래의 문제이기도 하다. 아무 잘못이 없는 후쿠시마 지역의 아동들은 집단 따돌림인 "원전 왕따"를 당하고 있고 후쿠시마에서 살았다는 이유로 전학오는 순간부터 '피난민', '후쿠시마 거지' 등으로 놀림 받았으며, 방사능을 옮긴다며 세균의 '균(菌)'으로 불리기도 했다. 후쿠시마의 9세 아동의 비만율은 전국평균 9세 아이들의 비만(8.14%)에 비해 2배나 높은 15.7%에 해당한다. 이는 원전사고 이후 공기와 토양에 남아있는 방사성 물질 때문에 한창 뛰어놀 나이인데도 외부활동을 자제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후쿠시마 현립 의과대학의 자료에 따르면, 원전사고 직전인 2010년 대비 2012년에는 백내장(227%), 협심증(157%), 뇌출혈(300%), 소장암(400%)이 증가 하였으며, 특히 후쿠시마의 소아갑상선암 환자수는 2013년 12월 기준 74명에서 2016년 6월 기준 175명으로 증가하였다.


최하층의 노동자들은 후쿠시마 핵발전소에서 사고처리를 위해 일하고 있다. 그들은 작업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피폭의 피해에 대한 교육도 받지 못한채 '시키는 대로만 하면 안전하다는' 말만 들으며 일한다고 한다. 차후 어떠한 노년을 맞이하게 될지 예측하기 어렵다. 후쿠시마현에는 원전사고 이후 자살한 농민들이 많다. 방사성 물질이 날라오기 때문에 시금치, 배추 등이 출하정지되었고, 낙농업을 하던 농민들도 애써 짠 우유를 버려야 했다. 원전사고로 인해 자살한 152명중 약 44%가 농민들이다(박상은, 2012).



여러 사회적인 문제가 복합적으로 발생하자 정부만 믿고 있던 시민들이 직접 행동하기 시작했다. 후쿠시마 지역 주민들은 아이들의 건강을 생각하여 시민들이 모은 3천만엔(약 3억원)으로 2012년 12월 후쿠시마 공동진료소를 지었다. 후쿠시마 시내의 한 시민단체는 방사능 측정과 관련하여 정부의 능력을 벗어나는 부분을 메워주는 '후쿠시마 30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후쿠시마시민뿐 아니라 일본 전역의 시민들도 함께 노력하고 있었다. 특히 정부는 원전사고 이후 일본 내 원전 54기의 가동을 중단하였기에 국가차원에서 에너지 절약 정책을 추진하였고, 이는 시민들의 동참없이는 불가능한 사업이었다. 다행히도 그 다음해인 2012년 여름 전기 사용량이 전년보다 최대 전력기준 약 15%(약 900만 kW)나 감소했으며, 국가에서는 가정과 사업장(빌딩, 병원, 공장)에서 실천할 수 있는 전기절감 방법을 핸드북으로 만들어 배포하였고, 시민들의 에너지절약으로 전기사용량을 줄일 수 있었다. 최근 세계에너지통계(2016)에 의하면 전력소비량의 경우 2010년(기준 1,016TWh)에서 2015년(기준 921TWh)까지 약95TWh가 줄었으며, 이는 대한민국 1인당 전기소비량(2015년기준)으로 보면 약 105만명이 사용한 전력소비량에 해당된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돌아보면, 문제인식, 위험에 대한 대비, 리스크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준비 등이 없었기에 6년동안에도 그 상처가 매우 더디게 아물어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아예 상처치유조차 못하고 생을 마감한 분들도 많다. 사고 이전에 챙기지못한 아쉬움들이 있었고, 사고이후 54기 원전의 가동중단과 시민들의 에너지절약 노력이 있었다. 오늘날 대한민국은 이 위험한 원전줄이기에 대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을까. 6년의 시간동안 이 문제에 대해 우린 얼마나 성찰하고 성장했을까. 미국의 여성 사회운동가인 엘리너 루즈벨트의 말은 우리 사회가 가야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듯하다. "정직하고 용기있는 인생을 살면, 그동안의 경험을 통하여 성장한다. -Eleanor Roosevel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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