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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원의 에코해빗 2] 아이밥상이 비상이다!(21.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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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에코맘코리아
  • 작성일 : 21-07-08 09:00
  • 조회수 : 6,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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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원의 에코해빗] 아이밥상이 비상이다! 

대구 북구 매천동 수산물도매시장에 일본산 가리비가 진열되어 있다. ⓒ뉴시스 

대구 북구 매천동 수산물도매시장에 일본산 가리비가 진열되어 있다. ⓒ뉴시스

지난 4월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 보관 중인 오염수를 해양방출하기로 최종 결정했다는 뉴스 보도가 있었다. BBC 뉴스에 따르면 지난 4월 중순 기준 약 125만844t의 오염수가 보관됐으며, 현재도 그 양이 계속 쌓이고 있는데 앞으로 30년간 방류해야 할 양이라고 한다. 일본 정부는 인체에 영향이 없는 수준까지 오염수를 희석하고 순차적으로 방류할 거라 문제가 없다고 강조하지만 일본 현지 어민과 시민단체뿐 아니라 주변국들의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2011년 규모 9.0의 대지진으로 핵발전소를 덮친 높이 14~15m의 쓰나미는 냉각시스템을 파손시켰고 이로 인한 핵연료 용융과 수소폭발로 다량의 방사성 물질이 누출되었다. 원전재해에 대한 가능성에 대비했거나 초기 리스크 커뮤니케이션이 잘 되었더라면 천문학적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텐데 중요한 초기 냉각조치 기회마저 놓쳐 원전재해는 1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진행 중인 사고가 되고 말았다.

원전사고가 무서운 건 환경적 피해로만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국 그 피해의 중심에 있는 사람의 문제이고, 사회의 문제이고, 미래의 문제이기도 하다.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방사능 오염수 방류에 대한 일본 정부의 결정은 인접한 우리나라의 해양생태계를 교란시킬 뿐만 아니라 수입되고 있는 일본 수산물이 올라오는 우리의 식탁에도 위협을 가한다.

우리나라는 후쿠시마 해류의 영향을 받는 활어나 수산물 가공식품을 많이 수입하고 있다. 명태, 대구, 고등어, 꽁치, 멸치, 오징어, 방어, 도미, 다랑어, 가자미, 넙치, 삼치, 갈치 등이 그것이다. 어묵을 비롯한 가공식품의 원료도 많이 수입하고 있다. 우리 아이들의 밥상 위에 이 수입 수산물이 그대로 올라올 수 있다.

먹는 게 보약이라 생각하기에 이 밥상 문제는 매우 중요하다. 우선 수산물 원산지는 어획한 해역이 아닌 배의 국적에 따라 표시되기 때문에 일일이 판별이 어렵다. 이 경우 해양수산부가 시행하고 있는 ‘수산물 유통이력제'(생산, 유통, 판매 단계별로 이력 정보를 전산 입력해 소비자가 확인하는 제도)를 참고하면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수산물 가공품의 경우도 원산지와 성분을 확인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방사능 급식을 아이에게 먹이지 않으려면 엄마가 목소리를 높여야 하고, 우리 사회가 촘촘한 안전망을 만들어가야 한다. 안전한 식탁을 위해서는 이렇게 닥친 문제를 해결하고 원전사고와 원자력 발전방식에 대한 논의도 중요하다.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는 우리의 에너지 사용 습관에서 찾아야 한다.

10년이면 강산이 바뀐다. 그런데 요즘은 10년은커녕 1년 만에도 세상이 확 바뀌어 깜짝 놀라기도 하는 초스피드 시대이다. 내가 대학생 때만 해도 핸드폰은 벽돌만큼 컸고, 아무나 가지고 다닐 수 있는 물건이 아니었다. 그 시절에는 교수님들조차 자동차를 소유하신 분이 별로 없을 만큼 차가 귀했다. 지금은 누구나 핸드폰과 자동차가 있고, 이젠 운전하지 않아도 척척 데려다준다는 자율주행자동차까지 등장했다.

우리가 산업혁명이후 이렇게 풍요로워지는 동안 공장과 발전소, 자동차 등에서 배출한 온실가스는 그대로 쌓여있고, 지금도 멈추지 않아 지구를 점점 뜨겁게 하며 기후변화로 우릴 무섭게 위협한다. 과도한 에너지 사용으로 인해 지구의 온도가 1도 올라갈 때 생물 종의 10%가 사라진다고 한다. 기후변화로 인한 밥상의 위기는 수산물에 그치지 않는다. 그리고 오랜 기간 서서히 발생한다. 지금부터라도 에너지를 펑펑 쓰는 우리의 생활을 바꾸지 않는다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닥칠 수도 있다.

환절기가 되며 학교가 춥다는 아이에게 목도리를 건네며, 원래 난방을 안 하는 간절기가 추운 거라 했더니. 아이가 말한다. “엄마 우리학교는 여름이 제일 추워요!” 여름을 여름답게, 겨울을 겨울답게 살지 못한다면 우리가 누린 행복을 우리 아이들도 누릴 수 있을까?

출처 : 여성신문(http://www.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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